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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r. Lawrence

pg. 151-152, #midori








"아마도 너무나 오래 기다린 탓일 지도 몰라요. 난 굉장히 완벽한 것을 원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려운 거에요."

"완벽한 사랑을?"

"아니, 아무리 내가 욕심쟁이라곤 하지만 거기까진 바라진 않아요.
내가 바라는 건 그저 내 맘대로 하는 거에요.
완벽하게 내 맘대로 하는 것.
가령 지금 내가 선배에게 딸기 쇼트 케이크를 먹고 싶다고 하면 말예요
그러면 선배는 모든 걸 집어 치우고 그걸 사러 달려나가는 거에요
그리고 헐레벌떡 돌아와서 '자, 미도리, 딸기 쇼트 케이크야' 하고 내밀겠죠.
그러면 나는 '흥, 이따위 것 이젠 먹고 싶지 않아.'
그러면서 그걸 창문 밖으로 휙 내던지는 것이에요.
내가 바라는 건 그런 거란 말이에요
"

"그런 건 사랑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 같은데,"

"관계가 있어요. 선배가 알지 못할 뿐이에요.
여자에겐 말이에요. 그런 것이 굉장히 소중할 때가 있는 거에요."

"딸기 쇼트케이크를 창문 밖으로 내던지는 그것이?"

"그래요. 난 상대방 남자가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요.
'알았어. 미도리, 내가 잘못했어.
네가 딸기 쇼트케이크를 먹고 싶지 않아지리라는 것 쯤은 짐작 했어야 했는데.
난 당나귀 똥만큼이나 바보스럽고 무지한 것 같아.
사과할 겸 다른 걸 사다주지. 무엇이 좋아? 초콜렛 무스? 아니면, 치즈 케이크?'"

"그러면 어떻게 되지?"

"난 그렇게 해서 받은 것 만큼 어김없이 상대방을 사랑할거야."

"지극히 불합리한 이야기 같은데,"

"하지만 나로선 그게 사랑이에요.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어떤 종류의 사람들에게는 사랑이란게 지극히 하찮은,
혹은 시시한 데부터 시작하는 거에요.
거기서부터가 아니면 시작되지 않는 거지요."

"너처럼 생각하는 여자는 처음이어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꽤 많아요."







_무라카미 하루키, 상실의 시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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