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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r. Lawrence

삶의 지루함_ 눈을 뜨면 할머니가 돼있는거야, 무릎담요 위 고양이 한 녀석을 얹고 흔들의자에 앉아있는 멍하고, 따뜻하고, 이젠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듯 얘기하는 것 같은 눈을 가진. 혼자가 익숙한듯한_ 오래된_ 사람. 앞으로 너무 열정적이지도, 앞으로 너무 걱정하지도, 앞으로 너무 슬프지도, 않을, 그런 삶. 감정의 동요 없이도, 그다지 불행하지 않은 삶. 마음엔 스산한 바람이 고여서 죽겠고, 온 마음이 공중에 떠다니는데, 난 그걸 붙잡을 수도. 그렇다고 즐기지도 못하는 어린 양. 홀로 서 있는다는건 말이야, 세상이 멈춰버린걸 견디는 것 같아. 너무나 지루해서 죽어버려도 아무도 모르는 세상_ -finN- 더보기
_ 질투는 나의 힘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리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아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세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 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기형도- 더보기